디파이에서 “유동성 공급(LP)” 얘기만 나오면 무상손실이라는 단어가 꼭 따라오죠. 처음엔 이름부터 무섭습니다. 손실이라니, 그럼 하면 안 되는 건가 싶고요. 그런데 무상손실은 겁주기용 단어라기보다, AMM 구조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을 설명하는 말에 가깝습니다. 오늘은 투자 결론이 아니라, 무상손실이 왜 생기고 어떤 상황에서 커지는지, 그리고 초보가 특히 놓치기 쉬운 기준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무상손실 뜻, 한 문장으로 이해하면 훨씬 쉬워요
무상손실은 “LP로 넣어둔 자산의 조합이 가격 변화에 따라 바뀌면서, 그냥 들고 있었을 때보다 결과가 불리해질 수 있는 차이”를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무상손실은 ‘수수료를 반영하기 전’ 기준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무상손실이 발생했다 = 무조건 손해”로 단정하면 오해가 생깁니다. 실제 체감은 수수료 수익, 인센티브, 출금 시점까지 합쳐서 결정되거든요.
무상손실이 생기는 진짜 이유는 ‘리밸런싱’이에요
AMM 풀은 거래가 들어올 때마다 내부 비율이 바뀝니다. 쉽게 말해, 가격이 오르는 쪽 자산은 풀에서 조금씩 빠져나가고, 가격이 덜 오르거나 떨어지는 쪽 자산이 풀에 더 남는 형태로 조정됩니다.
이게 바로 무상손실이 “손해처럼 느껴지는” 핵심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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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크게 오른 자산을 LP로 넣어두면, 상승분을 온전히 들고 가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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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그냥 보유(HODL)했다면 얻었을 상승분이, LP에서는 일부가 교환되며 다른 자산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결국 무상손실은 ‘누가 나를 털었다’가 아니라, 풀의 자동 교환 구조가 만들어내는 결과라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무상손실이 커지는 구간은 따로 있습니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검색하는 질문이 “그래서 언제 위험해져요?”인데, 답은 의외로 명확합니다. 무상손실은 보통 아래 조건에서 커지기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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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산 가격이 크게 벌어질 때
한쪽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면, 풀의 비율 조정이 커지면서 체감 차이가 커질 수 있습니다 -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 오래 머물 때
출렁임이 큰 상태로 시간이 길어지면, ‘결과가 불리하게 남는 구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유동성이 얕은 풀에서 큰 거래가 반복될 때
가격 영향이 커지고, 체결이 풀 비율을 더 크게 흔들 수 있습니다 -
상관관계가 약한 페어일수록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끼리보다, 방향이 갈리는 자산끼리 무상손실 체감이 커지기 쉽습니다
즉, 무상손실은 운이 아니라 “변동성 + 시간 + 페어 특성”의 조합으로 보는 게 좋습니다.
수수료가 무상손실을 ‘이길’ 때가 있고, 못 이길 때가 있어요
LP를 고려할 때 초보가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이 “수수료가 나오니까 괜찮겠지”입니다. 수수료는 분명 중요한 완충 장치지만, 항상 만능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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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 활발하고 수수료가 꾸준히 쌓이면, 무상손실을 일부 또는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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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격이 한쪽으로 크게 쏠리는 흐름이 강하면, 수수료보다 무상손실이 더 크게 체감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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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용한 풀”에서 변동성만 큰 경우는 수수료가 충분히 쌓이기 어려워서 기대와 결과가 어긋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것입니다.
수수료는 ‘거래가 있어야’ 쌓이고, 무상손실은 ‘가격이 움직이면’ 생깁니다.
그래서 거래가 적은데 가격만 크게 움직이면 체감이 나빠질 수 있어요.
초보가 자주 하는 실수, 이 5가지만 피해도 훨씬 안정적입니다
무상손실은 계산도 어렵고, 심리도 흔들리기 쉬워서 실수가 반복되곤 합니다. 자주 나오는 패턴은 아래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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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니까 안전”으로 페어를 고르기
유명함과 무상손실 크기는 별개입니다. 페어의 상관관계와 변동성을 먼저 보셔야 합니다 -
수수료 APR만 보고 판단하기
수수료는 시장 상황에 따라 급변합니다. “평소 거래가 지속되는 풀인지”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
출금 시점을 생각하지 않고 시작하기
무상손실은 ‘언제 빼느냐’에 따라 체감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변동성 큰 자산끼리 넣고도 장기 방치하기
출렁임이 큰 페어는 관리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
무상손실을 무조건 손해로 오해하기
“보유 대비 결과 차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공포가 줄고 판단이 더 선명해집니다
무상손실은 디파이를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경고가 아니라, LP가 ‘보유’와 다른 게임이라는 걸 알려주는 설명서에 가깝습니다.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 커지기 쉽고, 수수료가 언제나 이를 덮어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시작 전에 “왜 발생하는지, 어떤 구간에서 커지는지”만 정확히 잡아두면, 나중에 결과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훨씬 차분하게 해석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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